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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에도 병원‧키오스크 등 수요 많을 것”
“설치‧유지보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키운다”
“IT‧배터리 이어 또 하나의 글로벌 1위 만들 것”
코로나 이후, 엘리베이터를 타면 항균 필름을 붙여놓은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항균 필름은 균은 차단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를 차단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 항바이러스 필름을 개발해 해외로 수출하는 기업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일랜드 캐스터스 역시 항바이러스 필름을 제조, 판매하고 있지만 30분 안에 바이러스의 99.9%를 사멸시키는 것은 한국 네오테니의 ‘아클리브’가 유일하다.
일반 항균 필름과의 차이, 경쟁력, 다양한 항바이러스 필름의 활용법 등에 대해 들어보기 위해 지난 18일 광화문에 위치한 네오테니를 찾았다.
김정식 네오테니 대표는 제품부터 꺼내보였다. 그러면서 사무실 입구 문 손잡이에 부착된 항 바이러스필름을 함께 설명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항균필름은 저가형 제품이 대부분이다. 균에 저항하는 기능은 있을 수 있지만 바이러스를 차단하지는 못한다. 바이러스와 균은 크기로 구분된다. 바이러스 크기는 박테리아의 10분의 1,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게 더 어려운 이유다. 박테리아는 숙주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숙주 없이 생존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람이나 동물에게 쉽게 침투하고 전염되는 성질이 있다.”
아클리브는 현재 3가지 제품 형태로 나온다. 엘리베이터 버튼이나 문 손잡이 등에 쓰이는 표면 보호 필름이 가장 기본형이다. 항바이러스 외에 특별한 기능은 없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 스크린 프로텍터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용으로 출시됐다. 항바이러스, 비산방지, 스크래치 방지, 지문 방지 등의 기능이 포함돼 있다. 전자제품 액정은 예민하기 때문에 가장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키오스크 전용 필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대면 주문이 늘면서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키오스크의 오염도를 걱정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탓이다. 남미의 한 국가인 파나마에서는 아클리브의 키오스크 전용 필름을 전국의 맥도날드에 부착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항바이러스 기능을 적용한 여행용 파우치도 개발한 상태다.
순수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한 아클리브는 국제 표준 기구 ISO의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일본에서 ISO 21702 인증을 받았다. 또, 항바이러스와 항박테리아 효과에 대한 유럽 CE Mark를 획득하고 미국 식약처 인증기관 FDA의 승인도 받았다. 세계 곳곳에서 인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와 과정을 물었다.
“아클리브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먼저 알아봤다. 우리도 한국보다는 해외 시장을 보고 인증 작업에 들어갔다. 지금도 독일이나 이탈리아, 호주, 남미 등 해외 거래 비중이 크다. 전세계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테스트하는 곳은 3만개가 넘는다. 그 중 국제 표준 규격 인증을 받은 곳은 얼마 안 되고, 한국에는 한 곳도 없다. 한국에서 인증 받은 결과로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웠다. 해외 고객사들이 국제 공인 인증 받은 연구소에서 테스트한 것만 인정하겠다고 했다. 프랑스나 일본, 독일 등이 있다. 처음에는 일본에서 진행했다. 그런데 한술 더 떠 아시아권에서 테스트한 건 인정해주지 않겠다고 나왔다. 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만 가지고는 부족하니 코로나바이러스를 직접 테스트해달라고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공인 인증 받은 연구소 중에서도 프랑스가 깐깐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프랑스로 보냈다. 유럽은 CE, 북남미는 FDA, 각자 원하는 게 달랐다. 글로벌리한 인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3가지 인증을 모두 받을 수 있었다.”
-인증 이외에 소비자가 항바이러스의 기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는 물건이 부패하는 것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귤을 가지고 실험을 했다. 바닥에 항바이러스필름을 붙이고 덮어둔 귤과 그렇지 않은 귤이 4일 만에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항균 처리한 귤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던 반면,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은 귤은 반 이상 초록색이 되도록 상했다. 장기간 비교 테스트가 어려워 파우치에 넣고 다시 비교실험을 진행했다. 파우치백에 담아둔 귤은 50일이 지나도록 부패가 진행되지 않았다. 11월 30일 시작한 실험은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없다.”
-필름과 파우치 이외에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까.
“최근에는 독일 상장 화학회사에서 식품포장에 아클리브 제품을 적용하는 방법을 시도 하고 있다. 1차 오더는 이미 진행됐고, 최종 사용자인 식품 제조, 유통 업체와 협의 중에 있다. 포장재의 원가가 올라가기는 하지만, 식품의 유통기한을 크게 늘릴 수 있어 실질적으로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식품이나 포장 폐기물을 줄일 수 있어 환경적 측면에서 긍정적 피드백이 오고 있다.”
-코로나 이후 항바이러스 필름 사업의 방향성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
“사실 두 가지 마음이 동시에 든다. 코로나가 사라지면 해외 출장이 편해지니까 기존에 하던 사업을 끌고가기가 수월해진다. 하지만 우리 브랜드로 만들어 내놓은 항바이러스 필름 사업은 코로나가 심해질수록 탄력을 받는 사업이다. 없어졌으면 좋겠지만 사업이 걱정되는 마음도 있다. 어찌됐든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일반 단순 필름은 절반으로 판매가 줄어들 거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액정보호필름은 무조건 필요하다. 적용 범위를 넓혀서 매출을 증대시킬 생각이다. 스크린 프로텍터 리서치 자료를 보면 성장률이 15% 정도다. 이미 2~3조 시장으로 커졌다. 그 분야에서 리더가 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 코로나가 사라져도 항바이러스 필름이 계속 필요한 곳이 병원이다. MRI나 CT 기계에 항바이러스 필름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대기업이 제조공정 자체에서 우리 필름으로 코팅하도록 하고자하는 욕심이 있다.”
-올해 예상 매출과 향후 성장률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나.
“올해는 항바이러스 필름 분야에서만 1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작년에 씨를 뿌리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수확을 거두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이 녹으면 계속해서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가 생겨날 거다. 그걸 컨트롤하는 건 계속 필요할 거로 보인다.”
-향후 네오테니의 방향성,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고려 중인 게 있다면 알려달라.
“고객들이 필름을 설치하는 번거로움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필요한 사이즈에 맞춰 자르고 부착해서 쓰는 방식을 불편하고 어렵게 생각하는 거다. 그래서 설치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유지보수 사업을 함께 운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세스코처럼 관리하는 방식이다. 필름을 부착한 이후에는 아클리브존 인증 마크를 붙여주고, 부착 마모가 일어나는 제품인 만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알아서 필름을 바꿔주는 시스템이다. 이미 미국 워너뮤직과 비슷한 작업을 진행해봤다. 아클리브를 잘 브랜딩해서, IT,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에 이어 또 하나의 1등 분야를 네오테니가 만들고 싶다는 포부가 있다.”